日언론인 "한국은 너무 다이나믹"
"일본의 미 쇠고기 수입, 20만톤에서 3만여톤으로 격감"
日언론인 "한국은 '투 다이나믹 코리아'"
20여년간 한국 특파원을 역임하고 올초에 귀국한 일본 <교도통신>의 히라이 히사시 편집위원은 12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쇠고기 파동에 따른 이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과 관련, "일본에서는 그 쇠고기 협상 자체보다 이명박 대통령이 압도적인 표차로 이기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본 세력이 압승했는데 갑자기 쇠고기 때문에 안 좋아지는 그런 현상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많다"며 "다이나믹 코리아라기보다는 너무 다이나믹한, 투 다이나믹 코리아인 것 같다"고 최근 격동하는 한국정세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교도통신>은 앞서 9일 보도를 통해서도 이 대통령 지지율이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에 따른 국민 반발로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말보다 낮은 25.4%로 급락했다고 타전한 바 있다.
"미국의 쇠고기 아직 안전성 확보되지 않고 있다"
히라이 편집위원은 한국의 미 쇠고기 전면개방과 관련해선 "쇠고기 문제 자체는 그 나라가 결정하는 것이니까 그 문제는 관심이 그렇게 높지 않다"면서도 "한국 다음에 일본에 미국의 개방 압력이 오지 않느냐, 그런 점에서는 관심이 많다"며 한국의 전면 개방으로 일본에 미국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그러나 미국 압력에 대한 일본정부의 자세와 관련해선 "지금 일본은 수입의 조건이 두 개 붙어있다. 하나는 20개 이하로 하는 것, 또 하나는 특정 위험부위를 수입에서 인정 안 하는 것인데 미국이 그것을 완전 배제하자, 조건 없이 수입하라는 압력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에 일본에서도 민간기업에서 위험부위가 수입되고 있는 것이 발견되어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것을 볼 때는 아직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 그 조건을 철폐하기 어렵다, 그런 상황"이라며 수입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전무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는 작년부터 중국산 만두 사건이라든지 먹거리 안전문제가 아주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그로 인해서 지금 정권도 식품의 안전문제를 큰 정치이슈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요즘 국내적으로 지지율이 벌어지는 상태 안에서 그 쇠고기를 그렇게 쉽게 수입조건을 철폐하기는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거듭 수입규제를 완화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얼마 전 미국을 방문한 일본 나카가와 쇼이치 전 농림수산상에게 에드워드 샤퍼 미 농림부 장관이 한국을 예로 들면서 일본도 따라줄 것을 요청했으나 일본측은 이를 단호히 거부한 바 있다.
"일본의 미국 쇠고기 수입량 20만톤에서 3만4천톤으로 격감"
히라이 편집위원은 일본정부의 이같이 단호한 태도와 관련, "어떤 면에서 당연한 것"이라며 "일본에서는 지금 일본 국내 소에 대해서는 하나의 패스포트 같이 고유번호를 붙이고 생산루트라든지 무엇을 먹는다든지 하나의 이력서 같은 것으로 소를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그런 것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니까 일본 국민 속에서 그런 미국 쇠고기에 대한 아직 신뢰성이 그렇게 높지가 않다. 전에는 1년에 20만 톤 이상 수입을 했는데, 지금은 작년의 경우에는 수입된 소고기가 3만4천톤 정도까지 떨어지고 있다"며 "그래 가지고 미국도 또 철폐하라고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 쇠고기 불신으로 지난 1년새 일본의 미국 쇠고기 수입량이 6분의 1로 격감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먹거리 문제는 자주권 문제. 한-일-중 소비자 연대해야"
히라이 편집위원은 한국정부가 일본 등이 한국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쇠고기 협상 타결시 미국에 재논의를 요구하겠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나는 먹거리 문제는 그 나라의 자주권 문제니까 옆 나라가 이렇다 하니까 우리나라도 이렇다 하기보다는 자기나라 국민의 식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주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호된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국의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예를 들면 일본이 지금 불만 중에 하나가 미국 소가 잘 관리 되고 있지 않다고 했지 않냐"며 "그러니까 수입을 지금 시작하고 있는 일본이나 한국이나 중국이나 그런 소비자들이 힘을 모아 가지고 미국에서 신뢰 할 수 있을 만큼 소 관리를 잘 한다든지 그런 것을 요구하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쇠고기의 최대 소비처인 한국-일본-중국 소비자들이 연대해 미국이 안전한 쇠고기만 수출하도록 공동 압박을 행사해야 한다는 조언인 셈이다.
실제로 미국 캔자스 주의 고급육 생산업체인 크리크스톤 팜은 일본 등 해외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광우병 전수검사를 실시하려 하나, 미국 연방정부 반대로 아직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중 소비자들이 연대해 압력을 가중할 경우 결국 미국 쇠고기 수출업자들이 굴복하게 될 것이란 조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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