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지정만 하면 집값 오르니 좋지 않나"
정몽준 "미국-일본처럼 안되기 위해서라도 집값 올라야"
정 최고위원은 이 날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뉴타운을 하면 집값이 올라간다는 문제는 그 인식이 잘못됐다"며 "노무현 정권이 보유세와 양도세를 올리는 등 세금 폭탄을 때려 부동산을 잡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동결시켜 가격을 올리는 결과가 됐다. 원인과 결과를 추측한 게 잘못됐다"며 또다시 황당한 '노무현 책임론'을 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 주장과 달리, 여러 부동산전문기관들은 뉴타운 지정후 집값이 폭등한 최근 수년간의 통계자료를 근거로 뉴타운 지정이 집값 폭등의 주범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어 "뉴타운이라는 것은 우리 동작구에 있는 수많은 다세대 주택을 전부 다시 짓겠다는 것인데, 이 다가구 주택들은 대부분 20~30년 전에 지은 것이 아닌가? 다세대 주택의 경우 집값은 의미가 없고 문제는 땅값인데, 이 땅값이라는 게 20년전 주택을 지을 때 땅값이 지금도 그대로 아닌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며 "(뉴타운 지정에 따른 지가 상승으로) 오히려 가격 현실화가 되는 것"이라고 집값 인상을 '가격 현실화'로 규정했다. 그는 더 나아가 "도심을 재개발하려면 방법은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 등 세 가지 뿐인데 뉴타운을 해서 해당 지역 주택 평가가 올라가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집값이 오르는 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도 왜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나? 주택가격이 떨어져서 그것이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지 않았나. 일본 역시 주택 가격이 3분의 1, 4분의 1로 폭락해 경기가 무너지게 됐다"고 황당한 근거를 내세우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처럼 부동산거품 파열에 따른 경기침체를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집값을 계속 올려야 한다는 주장인 셈. 이는 부동산거품 파열을 막기 위한 부동산경기 부양정책이 결국 더 큰 파국적 피해로 돌아오곤 했다는 경제의 기본 가르침조차 도외시한 발언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우리는 서울시가 뉴타운을 지정하기만 하면 집값이 올라가는데 이거 좋은 거 아니냐"며 "지방은 뭘 지어도 미분양 사태가 나고, 도시 공동화되는 곳도 많은데 집값 오른다는 것은 구매력이 뒷받침되는 건강한 수요가 많다는 것 아닌가"라고 거듭 집값 상승을 예찬했다.
한편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뉴타운 추가 지정에 쐐기를 박은 데 대해 "당과 직접 대화를 먼저 해 봐야지 왜 언론하고 먼저 간접대화를 하느냐"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말미에 "지방에 있었을 때는 뉴타운, 부동산 문제 이런 거 생각 안해도 됐는데, 서울로( 지역구를 옮기고 나서) 와서 공부 많이 한다"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 동작구에 공천을 받으면서 갑자기 시작된 그의 '부동산 공부'는 아직 많이 부족해 보였다. 특히 서울시민의 절반에 달하는 무주택자들에게 과연 그의 '집값 상승 예찬론'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차기대권을 준비하는 그로서는 반드시 곱씹어봐야 할 대목으로 보였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