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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교과서 “일제는 억압의 역사만은 아니었다"

'식민사관' 파문 재연, 진보진영 "日극우 망언인줄 알았더니"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이 지난 23일 한국 근.현대사를 보수적인 시각에서 해석한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기파랑)를 출간, 진보진영이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출간한 교과서는 지난해 노골적인 우편향에 따른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일본 강점기를 ‘부정한 폭력적 억압체제’, 5.16을 ‘쿠데타’, 4.19를 ‘혁명’으로 기술하는 등 논란의 소지가 될 만한 표현들을 모두 수정했다.

뉴라이트 교과서 "일제는 억압과 투쟁의 역사만은 아니었다"

교과서는 그러나 지난 2003년 국가로부터 명예회복 조치를 받고 노무현 대통령이 과거 정부를 대신해 공식사과한 제주 4.3사건을 “남로당을 중심으로 한 좌파 정치세력이 대한민국 성립에 저항한 반란”이라고 기술했고 여수 10.19 사건도 마찬가지로 규정했다.

교과서는 일제강점기에 대해서도 “정치적 차별과 억압을 동반한 야만의 정치체제였다”면서도 “억압과 투쟁의 역사만은 아니었고,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근대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된 시기였다”고 주장했다.

교과서는 동학혁명에 대해서도 “농민군이 탐관오리나 횡포한 부호 처벌, 노비 문서 소각 등의 요구를 한 적이 없다”며 “유교적인 근왕주의(勤王主義)에 입각한 복고적 운동”이라고 폄하했다. 반면 청나라와의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일본에 의존해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김옥균, 박영효 등 개화파는 근대화를 추구했던 선각자들로 적극 평가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선 “비타협적 반공주의는 인권이 부정되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도 “대한민국의 기틀을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체제로 올바로 잡는 데 동시대 어느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커다란 공훈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5.16을 군사쿠데타로 규정하면서도 “급격한 경제성장은 한국인의 물질생활과 정신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초래했고, 그런 점에서 5·16 쿠데타는 근대화혁명의 출발점이기도 했다”고 서술했다. 10월 유신에 대해서도 “절대 권력을 성립시킨 체제였지만 행정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해 자주국방과 중화학공업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다”고 긍정적으로 서술했다.

북한사에 대해선 기존의 역사서가 한국 근현대사와 북한을 포함해 ‘통합 한국사’로 서술해온 것과 달리 “북한 수령 체제의 역사를 한국 현대사와 병렬로 다룰 수 없다”며 ‘보론’으로 뺐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통일 국가의 이념적 토대를 명확히 하지 않나 남한 내에서 심각한 체제 논쟁을 유발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대안교과서 집필에는 대표집필자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구 교수,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 등 12명이며 유영익 연세대 석좌교수,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감수를 맡았다.

종군위안부 망언후 위안부 할머니들을 집을 찾아 사과하고 있는 이영훈 서울대교수. 이번에 또다시 식민사관에 기초한 교과서를 집필,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진영 "일본 우익 망언인줄 알았더니 놀랍게도 국내 우익 망언"

당연히 식민사관 등에 기초한 뉴라이트 교과서에 대한 진보진영의 질타가 잇따랐다.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은 24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역사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을 개선하기 위해 이른바 ‘대안교과서’를 출간한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일본 우익들의 망언이 또 시작되는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국내 소식이다”라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일본 제국주의 세력이나 이승만, 박정희 독재세력 등 기득권 세력을 적극적으로 긍정하면서, 갑오농민혁명은 복고적 운동으로 폄하하고 제주 4.3과 여순사건은 반란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부끄러운 과거를 미화했다는 점에서 일본 우익들의 역사왜곡과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숭고한 항일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전통을 모독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심각한 왜곡”이라며 “이래 놓고도 교과서라니 말문이 막힌다”며 즉각 출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송경아 진보신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위기감은 이단적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한 책이 출간되었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역사를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서 일정 이상의 세력을 갖고 있고, 청소년을 상대로 포문을 열었다는 것 때문”이라며 “대통령부터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민족주의’를 주문했으니, ‘교과서 포럼’만의 문제는 아니겠다. 대통령의 역사 인식을 묻고 싶은 시점”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32 29
    정통보수

    사이비 보수와 친일파 후손들이
    자칭 보수네, 우파네 위장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자근자근 밟아 죽이고 싶다

  • 19 38
    김정일

    밑에 글쓴 개세키는 퍼준 핵맞고 디져야지
    그러라고 내 쫄다구가 줄기차게 퍼준다.

  • 21 22
    기가차네

    무늬는 견상디언이고 알맹이는 왜구인가
    왜 한국에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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