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국정원 사찰 들통났지만 그들은 실패 안했다"
"조선 동아 종편은 약속이나 한듯 입 다물고 있어"
전우용 역사학자는 이날 밤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개가 도둑을 보고도 짓지 않는 건, 그 도둑이 개 주인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초기 잠수함에는 토끼를 태웠답니다. 공기가 희박해지면 토끼가 먼저 알았기 때문이죠. 잠수함이 국가라면, 토끼는 언론과 지식인입니다"라면서 "지금 심해로 잠수하는 대한민국호 안에는 토끼가 있는 걸까요? 숨이 막히기 시작할 땐, 이미 늦은 겁니다"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그는 200여년 전인 지난 1791년 영국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이 죄수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목적으로 고안한 원형 감옥인 '팬옵티콘(panopticon)'을 빗대 국정원의 사찰행위를 신랄히 비판했다.
그는 "망루를 세우고 그를 에워싸도록 건물을 짓습니다. 모든 창은 망루를 향하게 합니다. 이렇게 하면 망루에서 건물 안의 모든 사람을 감시할 수 있습니다. 망루 안을 어둡게 하면, 건물 안에서는 망루에서 자기를 감시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모릅니다"면서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은 감시당하고 있다는 걸 전제로 감시자가 정한 규율에 따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감시자가 안 보고 있을 수도 있지만,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안전하기 때문"이라며 "이게 제레미 벤담이 고안안 ‘팬옵티콘’이라는 감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5163부대의 통신 사찰은 들통 났지만, 그들이 실패한 건 아닙니다.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권력은 자신에 대한 대부분의 비판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라면서 "국민들이 그런 느낌을 갖고 사는 나라는, 그저 거대한 감옥일 뿐입니다"라며 지금 한국이 거대한 감옥으로 변했음을 개탄했다.
그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며 서로서로 말조심했던 시대가 어떤 시대였냐면, 누구나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죽을 수 있는 시대였어요"면서 "쥐나 새가 사람을 감시하는 시대엔, 사람이 쥐나 새만도 믓하게 됩니다"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독재정치와 민주정치를 구별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정부가 일반 시민의 사생활을 무차별 감시할 수 있으면 독재정치, 일반 시민이 정부를 제대로 감시할 수 있으면 민주정치입니다"라면서 "감시하는 자가 주인, 감시당하는 자가 노예입니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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