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무더기 '방한 취소', 메르스 타격 본격화
여행, 항공, 백화점, 유통업계, 요식업계 초비상
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6~7월 방한 예정이었던 대만 관광객 1천300여명이 전격적으로 예약을 취소했다.
또한 다음주 14일까지 입국 예정된 중국인 패키지 관광객 300여명도 전격 예약을 취소했다. 지역별로는 상하이가 200명, 베이징이 100명이다.
여행업계는 이같은 관광 취소가 이제 시작일 뿐으로 앞으로 더욱 많은 취소가 뒤를 이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홍콩, 대만 등의 언론이 연일 메르스 사태를 대서특필하면서 한국이 여행 위험국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2명의 사망자와 3차 감염이 발생한 2일에는 로이터와 BBC, CNN 등 주요외신들도 이 소식을 긴급타전했다.
업계는 특히 3차 감염이 발발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을 '여행제한구역'으로 확정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WHO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직 한국에서 '사람 대 사람' 감염, 즉 3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행제한구역 지정을 하지 않았다.
외국인 방한 취소가 잇따르자, 여행업계뿐 아니라 항공사, 백화점, 유통업계, 요식업계 등 관련 업계들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만성적 내수 장기침체에 그동안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해온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경우 치명적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사스 유행 당시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이 전년도보다 11% 이상 감소하는 등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삼성증권은 1일 보고서에서 중국 관광객이 10% 감소할 경우 1조5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소비 위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특히 현시점이 여름 인바운드 최대 성수기에 진입(지난해 6~8월 인바운드 수요는 전체 33.0% 차지)하고 있고,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하게 메르스 위험국으로 부상한 데다가, 최근 엔화약세의 힘으로 부상하고 있는 일본이라는 경쟁상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큰 타격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메르스 타격이 현실화되자 한국관광공사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관광공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여행업협회와 함께 지난달 29일 '방한 관광시장 상황점검반'을 구성, 일일 상황점검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비상체제에 돌입해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나, 메르스가 날로 확산되고 있어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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