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터넷은행 설립하겠다", '금산분리'에 도전?
임종룡 금융위원장 "금산분리 고수", 롯데가 믿는 배경은?
롯데그룹의 대외협력단은 19일 "관련 규제완화 및 제도가 확정되는 대로 연말까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이비카드나 PS Net 등이 실무작업을 맡아 설립하며, 본사는 부산에 둔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이 인터넷은행 설립을 선언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뜬금없이 부산 창조경제 활성화다.
최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전담기업으로 선정된 롯데그룹은 "정보기술(IT)과 금융을 융합한 핀테크 산업의 대표 사례인 인터넷 전문은행의 본사를 부산에 둠으로써 부산을 핀테크 산업의 허브로 육성하고 선순환 경제 발전을 위한 지역 금융 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금융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이 구상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인터넷과 콜센터를 통해 예금 수신과 대출 등의 업무를 하는 온라인 금융기관으로, 무점포 영업을 하는 까닭에 기존 은행들보다 저리 대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롯데는 주장했다.
문제는 롯데그룹의 이같은 인터넷은행 설립이 정부의 금산분리 정책과 정면배치된다는 것.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허가 방침을 밝히면서도 "인터넷 전문은행은 금산분리 원칙 하에 제한적 보완 및 비대면 실명확인 허용 등 6월말까지 도입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금산분리 원칙은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롯데그룹의 인터넷은행 설립 선언은 정부 방침과 정면배치되는 것이어서, 과연 롯데가 어떤 배경을 믿고 이런 선언을 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최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 부산 돔 야구경기장 건립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 친박핵심인 서병수 부산시장과 여러 차례 만나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한 대목을 주목하기도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원칙을 깨고 롯데에 인터넷은행 설립을 허가할 경우 다른 재벌들도 앞다퉈 인터넷은행 설립에 뛰어들면서 커다란 논란이 일 게 분명해 과연 롯데 뜻대로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롯데그룹은 MB정권때 공군의 강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공항 활주로까지 비틀면서 제2롯데월드 허가를 따낸 대표적 '친MB기업'이어서, MB정권 비리에 대한 전방위 사정작업이 진행중인 현상황에서 돌아가는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뜬금없는 자충수를 둔 게 아니냐는 눈총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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