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제2롯데월드 난류로 비행 위험"
공군의 민간용역 결과 비행 위험 결론, 'MB특혜' 다시 도마위로
12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공군기상단이 지난해 공군참모총장 앞으로 보낸 문서는 서울공항 주변에 제2롯데월드 등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 난류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적도 자바섬 부근에서 추락한 에어아시아 항공기도 난류가 사고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상에서도 난류가 발생하는데 특히 건물에 바람이 부딪쳐 소용돌이치는 흐름을 '와류'라고 한다.
문제는 제2롯데월드가 서울공항의 항로와 가깝다는 것. 제2롯데월드는 서울공항 동편활주로를 3도가량 트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가 났으나, 그렇게 해도 항공기는 불과 1.6km 떨어진 거리에서 타워를 지나간다. 최소 안전 거리인 장애물 회피기준 1.9km에도 못 미치는 거리다.
제2롯데월드 허가 전인 2009년. 당시 초고층 건물 때문에 난류가 발생하고 비행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당시 MB정부는 '서울공항 비행안전성 검증' 보고서를 근거로 건축을 허가했다.'난류가 아주 미미한 정도'라며 '항공기 운항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결론이었다.
하지만 최근 공군의 연구 결과는 달랐다. JTBC 취재진은 지난 달에 작성된 공군 보고서를 입수했다.
보고서는 이착륙이 허가 기준으로 바람이 가장 강했을 때를 가정해 실험했다. 항로에서 90도 방향으로 바람이 불고 3분이 지나자 제2롯데월드를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난류가 발생한다. 그런데 난류 영향권 안에 서울공항의 항로가 지나가고 있었다.
난류의 세기 역시 간단치 않았다.
미국항공우주국, NASA의 난류 기준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바로 옆에서 강한 난류가 관찰된다. 건물에서 멀어질수록 난류가 약해져 항로 주변에서는 약한 동요가 느껴질 정도의 난류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국지적으로 상당한 요동을 느낄 수 있는 난류가 확인됐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그 정도면 영향은 없다. 영향이 있더라도 아주 미세하게. 더 이상 관측할 가치도 없고 장비도 설치하지 않는다"고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말 문제가 없을지, 취재진은 조종사들이 사용하는 비행 시뮬레이터로 제2롯데월드 주변에서 측정된 난류의 세기에 따라 항공기가 어느 정도 흔들리는 지 실험해 봤다.
항로에서 측정된 약한 세기의 난류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하고 서울공항에 착륙해 봤다. 흔들림이 약하게 느껴지지만 숙련된 조종사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정도는 아닌 듯했다.
그러나 국지적으로 나타난 중간 정도 세기의 난류를 실험해본 결과, 난류의 영향으로 항공기의 순간 속도가 20노트 즉 시속 37km 정도 오르락 내리락 크게 변동을 일으켰다.
최공순 김포대학 항공전기전자 겸임교수는 "활주로를 안전하게 접근하는 게 어렵다. 여러 가지 상황 판단하는 게 어렵다. 상당히 힘들어하는 접근 구간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2롯데월드에서 서울공항까지는 불과 5km 떨어져 있다. 착륙 준비를 마친 조종사들에게 예상치 못한 난류는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직 조종사는 "항공기가 최종적으로 안정을 유지해야하는 낮은 고도에서 난류로 인한 항공기의 진행 방향, 고도가 변경된다면 비행기 안전에 큰 저해 요인이 되는 거죠"라고 우려했다.
때문에 최소한 서울공항에 난류 관측 장비 구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나, 초고층 건물을 지으며 롯데와 공군은 건물의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경보체계장치 등만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롯데 관계자는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기 위해서 설계 때부터 미국에서 실험을 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난류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습니다"라고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2롯데월드뿐만 아니라 서울공항 주변에 있는 건물을 복합적으로 연구해 난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군 공항 주변에 난류 지도를 마련해 비상시 궤도를 수정할 때 참고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다른 공항으로 보낼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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