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문건 유출경위서' "MB때 민정직원들이 유출"
박범계 "현재 민정-대검에 근무", "정호성 묵살후 '정윤회 문건' 유출"
문제의 경위서에는 문서 유출자가 검찰이 유출자로 지목한 박관천 경정이나 자살한 최경락 경위가 아닌 MB정권때 민정수석실에 재직해온 인물들로 적시돼 있다. 또한 3인방 중 1명인 정호성 청와대 비서관이 추가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경고를 묵살했다는 직무유기 의혹도 제기돼,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오후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BH문서 도난후 세계일보 유출 연관 동향>이라는 제목의 유출 경위서를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 문서는 <세계일보>가 청와대 행정관 비위를 입수 및 보도 이후 작성된 것으로, 청와대 문건이 뭉치째 유출되고 있고 향후 '정윤회 문건'같은 문건이 유출될 예정이니 청와대가 감찰해 회수하고 <세계일보>의 추가보도를 막으라는 대책이 담긴 문건이었다"며 "이 문건은 정호성 비서관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모두에 의해 묵살방기됐다"며 정호성 비서관이 직무유기를 했음을 강조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경위서에 따르면, <세계일보>는 3월 말 친분이 깊은 경찰청 정보분실 경찰관(경감급 추정)으로부터 제보 제의를 받고 만났더니 "BH(청와대) 직원 비위 관련 문건인데 보도해 줄 수 있느냐"며 "내가 활용할 수는 없고 나에게 준 사람이 대서특필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세계일보>가 "보도하겠다"고 답했더니, 다음날 핸드폰으로 청와대 직원 10여명의 비위가 도표로 정리된 A4용지 다섯장의 문건을 사진으로 전송하면서 조속한 시일내에 보도해줄 것을 요청해 4월2일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이어 5월 1일 "저번보다 더 좋은 서류를 추가로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8일 2차로 문건을 입수한다. 총 128쪽 분량의 소위 '박지만 문건'이었다. 박 의원은 "<세계일보>는 이 문건을 '유출 경위 보고서' 작성자에게 전달했고 유출 경위서에는 경찰 정보원과 제보받은 사람의 대화 녹취록도 첨부됐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특히 유출 경로와 관련, "이 녹취록에 등장하는 유출경로는 지난 MB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하던 두 명으로부터 시작된다"며 'MB진영'이 유출자임을 강조하면서, "한 명은 지금도 민정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이고, 다른 한 명은 정권이 바뀌면서 대검찰청 범정기획과에 근무 중이다. 이들을 거쳐 경찰 정보관을 통해 세계일보에 제공되었다"며 유출 경위가 기존에 알려진 박관천 경정이나 자살한 최경락 경위 등과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또한 경위서에 따르면, 경찰 정보관은 2차 문건을 세계일보에 전하면서 "사실 내가 대검 범정에서 받은 자료 중에는 오늘 것보다 더 민감한 내용도 가지고 있다"며 "자료를 보니 BH 이 XX들 개판이더라. 윤창중이도 그렇고 전부 은폐하려고 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더 많고 민감한 자료를 나도 많이 가지고 있고, 대검 범정에 있는 분은 추가적인 자료를 더 많이 가지고 있으니 계속 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 "유출 경위서는 '박지만 문건이 기사화 된다면 비난여론이 BH에 집중되어 국민신뢰도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향후 3~4차로 추가적 유출이 일어날 수 있고 그 문건은 2차 유출된 문건보다 훨씬 민감한 자료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이 '정윤회 문건'"이라며 "이 경위서가 작성되기까지 세계일보는 정윤회 문건을 입수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출 경위서의 작성자 등은 대통령 보고를 위해 청와대 오 행정관을 통해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해당 문서 등을 전달한다. 하지만 정 비서관은 이를 묵살한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즉각 이 유출 경위서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유출 경위서가 지적하는대로 3~4차 유출을 수습하고 막기 위한 노력을 했다면 '정윤회 문건'은 언론에 유출되거나 보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는 출처를 이유로 이 문서를 배척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128쪽에 달하는 문서와 정보관 녹취록이 있었다. 출처는 분명했지만 청와대는 묵살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이에 대해 "그런 문건과 내용에 대해 수사를 통해 검찰이 상당한 부분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 문건을 만든 사람이 있고, 그 문건을 만든 의도가 있다. 그 내용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수사해야한다"며 문건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문건은 그동안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주장했던 내용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작성 주체 등을 놓고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박 의원은 대정부질문후 트위터를 통해 "오늘 제 대정부질의의 핵심은 박지만 문건보다 더 민감한 문건이 유출보도될 예정이니 회수하라는 유출경위서를 청와대가 묵살했다는 겁니다. 정윤회 문건의 유출보도를 막을수 있었다는 거지요"라면서 "MB정부 행정관 대검수사관 유출루트는 유출경위서에 풀어져있는 녹취록에 있다는 것이지 제가 확인했다는 거는 아닙니다. 이것은 검찰이 규명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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