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새노조 "사측 뻔뻔. 부끄럽고 참담하다"
보도본부장-보도국장 사퇴 촉구. 간부들 "막내들, 잉크도 안 말랐으면서"
KBS 새노조는 이날 긴급성명을 통해 전날 오후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은 KBS간부들이 유족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한 데 대해 KBS사측이 이날 새벽 "조문 갔던 보도본부 간부들이 폭행·억류 당했습니다"라는 유족 비난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부끄럽고 참담하다. 길환영 사장과 소수 보도 책임자들의 인식이 부끄럽다. KBS앞에서 눈물로 외치는 유가족들의 소리는 그들에게 들리지 않았다"며 사측을 질타했다.
새노조는 분노한 유족들이 KBS본사를 찾아와 항의 농성을 벌인 데 대해서도 "공영방송이라는 탈을 쓴 KBS는 수백명의 경찰과 경찰차로 KBS를 에워싸고 차디찬 콘크리트 위에 유가족들을 5시간이나 방치했다"며 "길환영 사장은 이미 퇴근했고 KBS의 사과 답변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고 개탄했다.
새노조는 사측이 김시곤 국장의 막말을 부인한 데 대해서도 "회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논란이 된 김시곤 보도국장의 세월호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의 비교 발언과 관련해 결코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사망자 수를 비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KBS본부는 당시 발언 자리에 있었던 복수의 기자들로부터 김 국장이 세월호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의 비교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그 취지가 어떻든 간에 엄연히 성격이 다른 두 사안을 단순 숫자만으로 비교한 것은 공영방송 보도 책임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라는 입장을 앞서 분명히 밝혔다"고 반박했다.
새노조는 이어 "이런데도 사측이 김 국장 발언의 진위 공방으로 이번 사태를 몰고가려 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KBS 보도의 문제에 대한 유가족과 국민들의 분노를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진도와 안산의 취재 현상에서 희생자 가족들로부터 기레기 취급받았던 막내 기자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들을 보고서도 진솔한 반성과 사과를 하기는커녕 김 국장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었다라는 일방적 주장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사측의 뻔뻔함에 우리는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측을 맹비난했다.
새노조는 결론적으로 "임창건 보도본부장, 김시곤 보도국장은 당장 사퇴하라! 길환영 사장은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져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KBS 막내기자들이 세월호 취재의 문제점을 통렬히 자아비판하는 글들을 잇따라 올리고, 유족들이 본사 앞까지 찾아와 농성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BS 간부들은 막내기자들을 비난하는 등 KBS 내홍은 짙어지는 양상이다.
KBS새노조에 따르면, 성창경 KBS 디지털뉴스국장은 지난 8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선동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막내기자들의 글은 반성이라기보다 비난이다. 비판이다. 모두 회사를 겨냥한 것”이라며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언론들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것도 수신료 현실화 상정과 궤를 같이해서 말이다”고 반발했다.
그는 자성의 글을 올린 막내기자들에 대해 “아직 그대들은 더 많이 배우고 또 익혀야 한다. 펙트와 정황, 상황과 느낌을 냉정하게 구분하고 취재기법도 더 배워야 한다”며 “사원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반성문>을 빙자해 집단반발하는 것부터 먼저 배우는 시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KBS 사태로 유족들이 청와대 앞까지 몰려와 밤샘농성을 하고 그 여파로 박대통령 지지율이 추가하락하는 등 파문이 전망위로 확산되자, 정부여당 일각에서는 "문제을 일으킨 KBS가 결자해지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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