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일부 의원들이 17일 민생법안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소치 동계올림픽 경기 관람차 출국할 예정이어서 논란을 자초했다.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여야 의원 6명은 오는 19일 5박 7일 일정으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로 출국할 계획이다.
지난 5일 새누리당 이애리사 의원과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4박6일의 일정으로 소치를 다녀온 이후 2차 소치행이다.
2차 관람단에는 교문위 여야간사인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과 민주당 유기홍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에서 염동열, 권성동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김태년, 윤관석 의원이 포함됐다.
이들 의원들은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하나같이 해당 일정이 '관람'이 아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 시설 점점차 소치를 미리 둘러보는 '출장'이라고 해명했다.
2차 관람단에 포함된 한 의원의 보좌관은 "이번 일정은 대한체육회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소치 시설을 점검하고 평창 올림픽 개최를 위해 부족한 것을 사전에 파악해 국회차원에서 관련 법안 협조를 얻기위한 출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가 입수한 대한체육회의 '소치동계올림픽 국회 참관단 파견계획안'에 따르면 올림픽 시설 점검보다는 경기 관람에 가깝다.
계획안에 따르면 2차 관람단은 19일 한국을 출발해 현지에 도착한 후 다음날 선수촌을 방문해 한국선수단을 격려한 뒤, 대한체육회 회장 주재의 만찬이 계획되어 있다. 특히 만찬이 끝나자마자 여야 의원들과 체육회 임원들은 김연아 선수의 피겨 프리 결승전을 관람하러 가기로 돼 있다.
나머지 일정 역시 취재기자단 방문, 선수촌 방문,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봅슬레이 관람 등 한국 팀 경기 관람에 대부분의 시간이 할당돼 있고, 이밖에도 소치예술박물관 관람, 한국 사진전 및 비디오아트 관람 등 외유성 일정이 대부분이다. 여야 의원들은 오는 24일 폐막식까지 참석한 뒤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국회 교문위는 현재 100여건이 넘는 민생법안과 대통령 공약법안들이 산적해 있지만 법안 심사의 키를 쥐고 있는 양당 간사와 소위 위원들까지 소치 외유를 떠나려 해 법안심사는 올스톱돼 있는 상태다.
교문위 관계자는 "올림픽 시설 점검 차원에서 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평창올림픽이 앞으로 4년이나 남아있는데 이들 의원들이 당장 2년 후에 뱃지를 달 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시설 점검을 하러 간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