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청문회, 새누리당 전원 퇴장
여야 간사 협의 결렬, 시작도 못하고 파행 거듭
국정원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중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의 '민낯공개'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자 잠시 정회하고 여야 간사간 협의를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설전만 주고받다 오전 일정을 끝마쳤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은 국정원 현직 직원을 비공개하는 문제는 여야 간사간 합의된 사항인데 오늘 갑자기 두 증인이 사실상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며 비공개에 반대하고 있다"며 "여야 간사간 합의는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어 "2004년 이라크에서 가나무역직원 김선일씨가 살해됐을 때 진행된 국정원 국정조사도 청문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며 "그때 비공개를 주장한 분이 현재 민주당 대표인 김한길 의원인데, 자기들이 집권 여당일 때는 비공개를 주장하고 야당때는 공개를 주장하면 그런 당을 어떻게 신뢰하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에 대해 "김선일 사건은 당연히 비공개가 맞다. 당시 해외 첩보활동, 신변 보호활동 내용을 어떻게 공개하냐. 그건 국정원의 고유업무였다. 새누리당은 그것도 공개하자는 것이냐"며 "억지 춘향식으로 꿰맞추지 말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국정조사는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경찰의 허위수사발표 등의 부정선거를 밝혀가는 과정이다. 새누리당은 그 진실을 밝히는데 방해 말고 협조하라"며 "박원동, 민병주는 혐의가 너무 많고 3,4개월간 국정원 출근도 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국정원 요원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빨리 협의해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다.
여야 국조특위 위원들은 간사들의 의사진행 발언 이후에도 추가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갔고,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계속됐다.
결국 새누리당 위원들은 12시 10분께 전원 퇴장했고, 남은 야당 위원들의 몇 차례 의사진행 발언 이후 청문회 오전 일정은 단 한 차례의 증인심문 없이 마무리됐댜.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직원들은 반성하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와서 스크린 뒤에서 자신들이 보호받을만한 가치 있는 일을 한 적이 있나"라고 일갈하며 "증인선서도 거부하는 증인이 나온 마당에 이 국정조사는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앗아버렸다"고 말했다.
국조특위는 오후 2시 청문회를 속개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민주당이 박원동, 민병주 두 증인에 대한 얼굴 공개를 주장하고 있어 오후 일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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