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중앙일보>-<조선일보>, '이명박 검증' 격돌

문창극 주필, 김대중 고문의 '치열한 검증론'에 "분당 위기' 반격

<중앙일보>가 치열한 검증을 주장한 <조선일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과도한 검증 공방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전면전을 계기로 보수진영도 균열 양상을 나타내는 양상이다.

문창극 주필, 김대중 고문 주장 우회적으로 비판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은 20일자 '싸우면 더 강해지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 지금 한나라당은 두 후보 합치면 70%를 넘는 지지를 받고 있다. 계속 이런 상황이라면 승리는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지금 누리고 있는 과분한 지지 속에서도 패배의 싹이 자라고 있는지 모른다"며 "한나라당의 검증 논란은 안으로부터 붕괴가 시작되는 징조일 수 있다"고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이명박-박근혜 검증공방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문 주필은 "검증이라는 말은 설득력이 있다. 또다시 대선 실패를 되풀이할 수 없다는 데서 공감을 얻고 있다. 또 대통령 후보에 대해 당연히 그 자리에 합당한 인물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혹자는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주문도 내놓는다"며, 우회적으로 앞서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의 글을 끄집어냈다. <조선일보>의 김대중 고문은 지난달 29일 '이명박ㆍ박근혜 더 싸워도 된다'는 기명칼럼을 통해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치열한 검증을 주문한 바 있다.

문 주필은 이어 "그렇다면, 싸우면 더 강해지는가"고 반문한 뒤, "외적과의 싸움은 내부를 단단하게 만든다. 그러나 동지들의 싸움은 내부를 분열시킨다. 검증이라는 단어 자체가 '당신의 과거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니 밝혀라'는 것이므로 과오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인신공격, 흠집 내기로 번지기 쉽다. 동지가 적으로 변해 버린다"고 김대중 고문 주장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문 주필은 "한나라당은 이미 분열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검증이라는 코스로 접어들면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날로 가능성이 높아지는 한나라당 분당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현재 50%의 지지를 얻고 있는 쪽은 "국민의 절반이 나를 지지하는데 왜 우리 당에서는 이렇게 헐뜯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을 떠나서 혼자의 힘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며 "반면 상대 쪽은 그가 나가기를 내심 바랄지도 모른다. 한나라당 후보만 되면 비록 지금은 열세라도 개인적 지지와 당의 힘을 합치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더 기회라고 부추기는 주변 인물들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검증작업은 상대를 내쫓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분당의 촉매제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도한 검증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 ⓒ연합뉴스


문창극 "검증은 1회로 최단기간에 마무리지어야"

문 주필은 "후보로서 검증은 필요하나 분열이 아니라 더 강해지려면 검증 절차에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나름의 네가지 후보검증 원칙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우선 "검증 요구는 반드시 사실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 소문을 검증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잘 모르지만 이런 소문이 있으니 해명하라'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검증은 공개적이어야 한다. 뒤에서 흘리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음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검증작업은 최단 시일에 마무리돼야 한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검증은 서로를 파괴한다"고 검증기간 최단기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라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듯이 검증도 이런 전제가 있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라며 "가능하다면 1회로 마무리 짓는 것이 좋다. 검증 요구와 이에 대한 해명이면 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대선의 향방은 한나라당의 검증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달려 있다.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사람에게는 기회로,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거듭 보수진영의 위기감을 토로한 뒤, "두사람에게 야심을 넘어선 뜻과 사명감이 있다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권력에 배고픈 사람들의 경쟁이 아니라, 나라와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경쟁이 되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보통 정치인과는 달라야 하기 때문"이라며 즉각적 검증공방 중단을 촉구했다.

김대중 고문 "먼지 철저히 털고가야"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의 이같은 주장은 앞서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의 지난달 29일자 '이명박ㆍ박근혜 더 싸워도 된다'는 내용과 정면배치되는 내용이다.

철저한 검증을 촉구한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 ⓒ연합뉴스


김대중 고문은 칼럼을 통해 "두 사람의 공방이 도(度)를 넘으면 서로 공멸할 것으로 우려하는 견해도 있고, 두 사람이 이 상태로 가다가는 결국 경선 전에 갈라서 독자 출마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절반이 넘는다는 여론조사도 있으나, 철저한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면 대선 주자로서의 생존력을 잃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개인적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었다.

그는 "과거 한나라당의 선두주자가 ‘김대업’으로 쉽게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목격했다"며 "그래서 한나라당의 두 후보 경쟁자는 ‘먼지’가 있으면 지금 그것을 털어야 한다. ‘상호비방’ ‘인신공격’ ‘음해’ ‘네거티브’ 등의 비판과 비난이 싫고 두려워 그냥 묻어두고 넘어갔다가 이것이 막판 본게임에서 여권의 ‘무기’로 둔갑할 때 오히려 대권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물론 볼썽사나울 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볼썽사나울 것이 두려워, ‘저들은 노상 싸운다’는 일부 유권자의 비난과 여권지지층의 흑색선전이 두려워, 좋은 게 좋은 것으로 넘어간다면 그 결과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층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근자에 '선거는 조용히 치르면 안 된다. 시끄러워야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다. 더 시끄러워도 된다'고 말했다. YS의 관점도 바로 검증의 시끄러움이 불가피한 통과의례라는 것임을 일러주고 있다"며 "경선 과정에서부터 상대방의 과거 들추기와 공격에 대응하고 대비하는 훈련을 하는 것도 검증의 덕목 중 하나다.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거듭 철저한 검증을 주장했었다.

후보 검증을 둘러싼 <조선><중앙>간 이견은 단순한 보수메이저신문간 시각차를 드러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중앙일보> 주장은 과도한 검증은 현재의 우세한 '보수 역학구도'를 파괴할 수도 있는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에, <조선일보> 주장은 현재구도에 안주하다간 연말 대선때 역전당할 위험이 있는만큼 현재 우위를 달리고 있을 때 철저한 검증을 통해 확실한 대선승리의 기반을 다지자는 주장에 다름아니다.

과연 어느 쪽 주장이 옳을지는 지켜볼 일이나, 박근혜 캠프의 '검증 올인' 자세를 볼 때 국면은 <조선일보> 판단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시점의 일반적 관측이다.
박태견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12 8
    애국지사

    문창극 이자는 당장 중앙일보에서 쫓아내야한다
    친여쪽에서 x파일 다 쥐고있다는데
    한나라당에서 검증을 안하면
    결국은 친여쪽에서 터뜨리면
    자멸한다
    문창극 이런자는 중앙일보 주필의 자격이 없다

  • 11 6
    광화문

    가자 중에 가장 저질 -문주필
    세간에는 문주필을 소신이 없는 기자로서 저질이라는 얘기가 나돈다는데..
    김대중 고문은 일관된 신념의 소유자라는게 정설이다.
    문-김 인간성 차이만큼 이명박 검증을 보는 두 신문간 간극이 큰 것 같다

  • 13 9
    줄서기

    문창극은 이명박 줄섰다. 세상이 다안다.
    문창극이야말로 이명박 한테 줄선 지 오래다.조중동 지긋지긋하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