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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부시 임기내 북-미수교 가능”

“힐의 방북은 좋은 신호", "북한 고농축우라늄 개발은 사실"

5년전 북한을 방문했던 제임스 켈리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23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과 관련, 북한의 핵폐기 과정이 신속히 진행된다면 조지 W. 부시 미대통령 재임기간중 북-미수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켈리 전 차관보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와 가진 인터뷰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에 대해 “이번 힐 차관보의 북한 방문은 지난 2월 13일 6자회담 합의의 이행이 많이 지연된 이후 이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2.13 합의는 북한의 핵시설 폐쇄 이후 앞으로도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또 이미 많은 시간이 지연됐기 때문에 전망이 좋지 않았지만 이번 힐 차관보의 방북은 좋은 신호였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다시 서로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시작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래도 이번 그의 방북으로 북핵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성급하다고 본다”고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부시 임기 내에 북미 수교가 가능한 지에 대해선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북-미관계 정상화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며 “하지만 이 문제는 전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달려 있기 때문에 실제로 북한이 빨리 핵을 폐기한다면 북-미수교를 비롯해 많은 일들이 신속하게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한과 협력해 미국은 북한과 평화협정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북한의 핵폐기와 관련한 실질적인 진전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미수교와 관련해 북핵문제 이외에 충족돼야할 조건에 대해 “이는 어떠한 조건의 문제라기보다는 관련 논의의 시작과 관련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2001년 여름에 북한과 논의하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문제와 인권문제 또 재래식 병력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었다”며 “하지만 이 문제들은 모두 현재 북한이 추구하는 선군정책과 상충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이 같은 입장을 계속 고수할 지에 대한 북한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북미수교, 또 평화협정 관련 진전의 속도도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그는 힐 차관보의 방북과 관련, 미국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한 것이 아니냐는 미국내 일부 지적에 대해 “그런 견해를 동의하지 않는다”며 “BDA의 북한자금 송금 문제는 계속 6자회담의 걸림돌이 되어왔다. 이 자금이 북한의 불법행위와 관련된 점이 있긴 하지만 2천5백만 달러는 결코 큰 액수가 아니며 이에 대한 동결을 풀었다고 미국이 북한에 양보를 했다는 판단은 적절치 않다. 힐 차관보의 방북도 북한에 대한 양보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핵개발과 관련해선 “2002년 10월 북한 방문직후 내가 말했듯 북한이 우라늄 농축 핵개발 계획을 비밀리에 추구했다는 실질적이고 믿을만한 증거가 있다”며 “또 지금도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비교적 적은 수의 원심분리기를 입수했다고 하나 그 후 많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자체 기술을 개발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따라서 앞으로 북한이 핵개발 목록을 신고할 때 우라늄 농축 핵개발 부분을 어떻게 설명할 지가 매우 주목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켈리 전 차관보는 93년 한반도 1차 핵 위기 이후 북한의 NPT 탈퇴 선언, 94년 5월 북한의 핵 연료봉 인출에 이어 10월 북ㆍ미 제네바합의로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에서 2002년 10월 방북했으며, 방북 당시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놓고 북한과 갈등을 빚었고 이후 북한은 곧바로 IAEA사찰단을 추방하고 NPT 탈퇴를 재차 선언하면서 갈등이 고조돼 왔었다.

제임스 켈리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 미 국무부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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